[리버럴미디어=강한별 기자] 속세를 떠나 신성한 진리의 해인사로 향하는 길은 속세의 연속이다. 2018년 새해를 맞아 지난 한 해 동안의 속된 것들을 정리하고 고려 팔만대장경의 기운을 느끼고자 경북 합천에 있는 해인사에 다녀왔다. 수원터미널에서 대전터미널, 해인사터미널까지 두 차례 버스를 타야한다. 속세의 음식들을 챙겨먹고, 틈틈이 기념사진도 빼놓지 않는다. 해인사 터미널에서 내려 해인사로 올라가는 길 입구에서 멧돼지를 마주했다. 산에 먹을 것이 없어진 멧돼지가 민가로 내려와 속세의 음식을 먹는다. 입구에서 분식을 파는 아주머니가 어묵 일곱 개를 멧돼지에게 주고는 “오뎅 일곱 개 먹었으니 칠천 원을 내놓으라” 농을 건넨다. 어묵을 게걸스레 먹고 있는 멧돼지 주변에는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사람들이 몰려있다. 옥수수 파는 할머니의 “두 개 삼천 원인데, 장사가 안 되니 하나에 천 원에 주겠다”는 능숙한 상술에 못 이기고 옥수수를 샀다. 갖가지 양념을 넣고 찐 철지난 옥수수가 맛이 좋다. 버스를 타고 도착한 해인사터미널, 의미 없이 사진을 찍어대는 사람들, 오뎅을 먹는 멧돼지, 옥수수 파는 할머니를 지나 해인사에 다다르기 전, 성보박물관 입구에는 반으로 갈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올해의 뜨거운 이슈, 정책 키워드 중 ‘청년’은 빼놓을 수 없다. 그 중, 도 집행부뿐만 아니라 경기도의회를 들썩이고, 각종 SNS를 장식하는 경기도의 ‘일하는 청년 시리즈’가 있다. 경기도의 ‘일하는 청년 시리즈’에는 중소기업에서 중·장기 근무한 청년이 포함돼 있을 뿐, 자세히 뜯어보면 청년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중소기업을 위하고 있다. 기업마다 문화가 다르지만 중소기업 근무 환경은 대기업, 중견기업 보다 더 열악할 수 있다. 가족이 운영하는 기업, 하청업체 3군 정도 되는 중소기업 규모와 환경은 더욱 취약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중소기업 환경이 좋아져야 장기 근무하는 청년이 늘어나고 좋은 직장에서 소소한 성과와 만족을 느끼며 일하는 청년이 늘어날 것이다. 무조건 기업의 수준이 높든, 열악하든 중소기업에서 오래 버티게 되면 ‘일하는 청년 시리즈’에 해당될 수 있다.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청년이 대기업에 다니는 청년의 재정적 규모를 따라가기 위해 ‘일하는 청년 시리즈’가 필요하다면, 소위 ‘가족’같은 회사나 제 2차, 3차, 4차 하청업체 직원으로 상급 기업의 관리자에게 제대로 된 노동자 대우도 못 받아 일하더라도 버텨야만 한다. 마
<강한별 기자의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들여다보기> [리버럴미디어=강한별 기자]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회는 15일 경기관광공사에 대한 2017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경기관광공사 홍승표 사장은 경기도 관광사업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이날 감사에서는 경기도 관광사업의 증진,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방안, 평창올림픽 관련 관광상품 개발 등에 대한 질의가 오고갔다. 그러나 대부분 ‘어떻게 관광객을 늘릴 것인가’에 대한 비슷한 맥락의 의미 없는 질문들이 주를 이뤘고 홍승표 사장의 답변 또한 그저 관광 상품을 나열하는 데 지나지 않았다. 김동본 의원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특별한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류 열풍으로 드라마 촬영지 탐방 관련해 상품화가 가능하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홍 사장은 “경기도에 드라마촬영지가 50개소가 넘고 있다. 드라마 ‘도깨비’, ‘태양의 후예’ 관련 관광 상품들이 반응이 좋았다”고 답변했다. 또한 경기관광공사의 마케팅 효과나 방향성을 지적하는 질의에 홍 사장은 해결방안을 모색하기보다 핑계거리를 대기에 급급했다. 김동본 의원의 “외국인 관광객이 화성은 약 29,600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계절 초입마다 그 계절의 냄새가 난다. 봄여름가을겨울 모두 냄새가 있다. 계절냄새는 땅에서 나는 것이다. 거주하는 건물은 시멘트를 발라 지어진 곳일지언정, 창밖의 잔디와 나무가 있는 습한 땅에서 계절의 냄새가 올라온다. 요즘은 예전 같지 않게 10월 하순이 되도록 습기가 많다. 하지만 가을절기가 다가오자마자 가을 냄새가 물씬 풍기고 점점 더 섬세한 추위의 냄새가 짙어지고 있다. 이를 느끼는 거보면 기단의 영향보다 땅의 냄새가 진정한 ‘때’와 ‘상태’를 알려주는 것 같다. 건강한 땅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고, 우리의 삶의 질을 높여준다. 농사에 적합한 건강한 땅에서 농작물이 잘 자란다. 건강한 땅에서 좋은 미생물, 해양생물 등이 살아간다. 벼농사하는 땅, 밭농사하는 땅, 갯벌, 나무가 자라고 많은 것이 살아가는 숲의 땅. 우리와 함께하는 자연의 땅은 종류도 많다. 화성서부에는 갯벌, 습지대 등 쉽게 만들 수 없는 진귀한 자연의 땅이 숨 쉬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사람들은 바다로 나가 어업을 하고, 육지에서는 농사를 짓는다. 환경의 장이자 1차산업을 보존해 이어가는 중요한 농어촌의 땅이다. 갯벌, 습지 등 우리에게 건강한 땅은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지사 후보로 바른정당의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 간 가장 뜨거운 청년정책 설전은 지난 19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됐다. 지난 19일 경기도 국정감사 중 청년정책에 대한 질의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철학의 차이”, “중소기업 살리고, 일자리 늘려 청년 지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남경필 지사의 청년정책 철학 속에는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청년”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청년이 대상인 경기도의 청년정책만 보면 그렇다. 이날 표창원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용인시정)은 “만약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의 자괴감과 제조업에서일하는 사람만 있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 경기도 청년 400만 명인데 (연금통장) 대상은 0.3% 이건 바늘구멍”이라고 명백한 경기도청년정책의 문제점을 질타했다. 이어 표창원 의원의 “여론조사는 했는가”에 대한 남 지사의 답변은 “여론조사는 안 했다”는 것이었다. 여론조사도 없이 대대적인 홍보로 400만 경기도청년을 현혹시키는 ‘경기도 일하는 청년 정책’은 대체 얼마나 타당하고 통감할 수 있는 철학을 품었는지 의문이다. 경기도는 ‘청년정책’,
[리버럴미디어=강한별 기자] 경기도는 청년정책의 일환인 ‘일하는 청년정책’을 연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일하는 청년정책 시리즈는 ‘청년연금’, ‘일하는 청년통장’, ‘청년 복지포인트’ 3종이다. 이 가운데 ‘일하는 청년통장’ 사업은 자격 조건에 해당하는 청년을 선발해 매달 10만 원씩 저축하고 3년간 일자리를 유지하면 도가 비용을 부담, 1천만 원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서버가 마비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켜 엄청난 경쟁률을 기록한 ‘일하는 청년통장’ 사업의 신청 자격 조건은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18~34세 ▲주 30시간 이상 근무하는 자 ▲중위소득 100% 이하 이다. 신청할 수 없는 조건은 더 많다. ▲자영업자 ▲보건복지부 추진 자산형성지원사업(희망키움통장I·II, 내일키움통장) 수혜가구 및 대상가구 ▲국민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보장가구 ▲타 지자체의 자산형성지원사업 참여가구 및 수혜가구 ▲고용노동부와 중소기업청 추진 ‘청년내일채움공제’사업 참여 청년 ▲제외업종 근로자(불법 향락업체·도박·사행업 종사자, 한국마사회 근무 및 아르바이트 참여 대상자 신청 불가) ▲국가근로장학생(한국장학재단)은 ‘일하는 청년통장’ 사업에 신청할 수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요즘 주위 청년들은 경기도의 “일하는 청년” 사업이 대대적으로 홍보되자 화색이다. ‘일하는 청년연금/통장’ 등 지원받게 되면 ‘청년로또’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면서 정작 지원 대상에 밀려 다음 기회를 기다리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경기도 일하는 청년”,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청년” 경기도 일하는 청년 3 시리즈를 보면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이 중점이다. ‘일하는 청년 마이스터 통장’은 중소제조기업 대상, ‘일하는 청년 복지 포인트’는 중소기업 대상이다. 중소기업 근로 월 평균임금은 293만 8천 원이다(2016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위상지표 보고서). 내년 최저임금 7,530원을 기준으로 하루 8시간 주5일 근무를 월 근무 209시간(주휴수당 포함)계산하면 1,573,770원이다. 같은 기준으로 올해 월 평균 1,352,230만 원이다. 중소기업 제조업에 종사하는 청년들의 임금은 어떨까. 제조업에 경우 잔업 근무, 야간 근무, 토요일·공휴일 근무가 많다. 24시간 2·3교대로 돌아가는 생산라인도 많고, 그러다보니 공휴일(일요일)에 정상 가동되는 라인이 많다. 중소기업 제조업에 종사하는 경우 기본임금(주휴수당 포함)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엘리트란 국어사전에 의하면 ‘사회에서 우수한 능력이 있거나 높은 지위에 올라 지도적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 한다. 다른 백과사전에는 ‘일반적으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영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나오는데,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엘리트는 추상적인 인간 본성, 심리적인 상태, 기술적인 능력 등으로 대중과 엘리트는 가르는 기준이 적용되기도 한다. 엘리트란, 아이돌 출신이 교복 사업하는 거 말고… 뭐? 엘리트를 추상적인 개념으로 대중과 가르는 기준을 두기도 한다는 점에 주목하자. 어떤 이는 “선출직 공직자 등 일부 공무원을 엘리트로 분류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한다. 다른 이는 “매우 훌륭한 자라고 인정할 수 없다면 엘리트라 분류할 수 없다”는 주장한다. 엘리트를 단순하게 사전적 정의와 통상적으로 인지하는 기준에서 바라볼 때 소위 전문 직종 일부와 정치인, 즉 선출직 공직자 등을 떠올릴 수도 있다. 사전에서 ‘사회적으로 우수한 능력과 지위에 오르고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시민 강 모 씨는 “본인이 생각하는 엘리트에 대한 설명이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지인 A씨(남성·41세)는 여러 해 전에 정관수술을 받았다. 그는 자식을 낳은 적이 없고, 앞으로도 낳지 않겠다는 의지를 물리적으로 실행했다. 당시 A씨는 “지금 네 세대는 살기 힘들지만, 지금의 십대들은 더 힘들 것”이라며 “이 사회에서 자식을 낳고 기르는 건 막연하다”고 말했다. A씨는 이 시대에서 본능을 강탈당하고 생식기의 본질을 잃은 세대의 모습이다. 고용불안정, 높은 청년실업률, 저성장 사회, 저출산·고령화 사회 문제 앞에서 결국, 거세한 것이다. 지난 한국의 대표적 키워드가 ‘헬조선’, ‘삼포세대’인 것을 보면 비관적인 사회상을 알 수 있다. 결혼·출산·육아에 성공해도 세 아이의 엄마 B씨(37·경기 오산시)는 출산 지원금으로 아이 1명당 3~40만 원 이하를 받았고, 보육비를 매월 아이 1명당 10만 원씩 받는다. 이는 어린이집에 안 보내서 대신 나오는 수당이다. 아이 세 명 이상 낳은 가정은 더 많은 지원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데 지원 내용을 짚어보니 이 사회는 대체 무슨 대책이 있어서 출산하라고 부추기는 지 납득하기 어렵다. 인구 절반이 2%의 자산으로 살아가는 현실(김낙년 동국대 교수 인용)에서 개인이 출산·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당선 확정 이후 소감에서 경쟁했던 후보들과 함께 손잡고 미래를 위해 같이 전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통합·탕평과 관련하여 지난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어떻게 흡수할 것인지 짚어볼 만하다. 특히 노동자와 청년, 소수자 인권 등에 대한 발언이 돋보였던 정의당 상심대표 심상정 의원의 “청년배당금 1천만 원”이라는 공약은 이 사회 청년들에게 희망을 담은 내용이었다. 심상정 의원은 청년사회상속제에 대해 상속·증여세로 거둔 재정을 만20세 청년에게 균등하게 1천만 원씩 배분하겠다는 공약을 했었다. 상속·증여세는 5조4000억 원(올해 기준)으로 청년 1명당 1천만 원씩 배분 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약 모든 청년에게 1천만 원의 초기자금이 생긴다면 어떨까? 어떤 이는 그 돈으로 세계여행을 하며 경험을 쌓을 것이다. 다른 이는 자립한 주거지의 보증금에 사용할 것이다. 또 대학등록금이나 생활비에 보태거나, 취직한 청년은 비상금으로 예치하고 천만 원부터 돈을 모으기 시작할 것이다. 필자에게 진즉 천만 원이 있었다면 더 전문적인 공부를 많이 했을 거다. 어릴 적부터 학문에 욕심은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오는 27일은 필자의 생일이다. 만 나이가 2살 어렸는데 곧 있으면 병원 처방약에 1살 어리게 찍혀 나올 걸 생각하니 더는 ‘아직 어린 살이다’고 농담 삼아 어리광 피우기도 힘들게 됐다. 나이든 성인이라고 해서 다 어른이 아니다. 어른의 어원 ‘어르다’의 뜻을 살펴보면 ‘성적 관계 하다, 양육하다’라는 내용이다. 생명을 잉태하고 낳아 기르기까지 해야 어른이란 말씀이다. 양육하는 어른은 책임감과 헤아림이 필요하다. 비단, 사람 자식을 키우는 것만 양육은 아닐 것이다. 키워내고 책임지고 헤아리는 대상이 있다면 어른의 과정을 밟아 가는 것이 아닐까. 화가에게 자식은 그림일 것이고, 글쟁이에게 자식은 글일 것이다. 전 재산을 다 털어 만든 사업체도 사업자와 운영자에게는 키워내야 하고, 책임져야 하고, 때로는 인격을 다 바쳐 헤아려야 할 것이다. 지난 12일 경기도청에 ‘리버럴미디어’ 언론등록이 완료됐다. 어머니께 소식을 전했더니 어머니는 “원래 네 출산예정일이 5월 12일이었는데 보름이나 늦은 27일에 태어났다”며 “예정일이 지나면 태아가 위태로우므로 의사 선생님께 꽤 혼이 났고, 제왕절개 수술하기 직전에 순산했다”고 하셨다. 일화를 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