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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뇌가 섹시한 소리] 내 손에 천만 원이 쥐어진 채로 시작한다면?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당선 확정 이후 소감에서 경쟁했던 후보들과 함께 손잡고 미래를 위해 같이 전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통합·탕평과 관련하여 지난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어떻게 흡수할 것인지 짚어볼 만하다.

특히 노동자와 청년, 소수자 인권 등에 대한 발언이 돋보였던 정의당 상심대표 심상정 의원의 “청년배당금 1천만 원”이라는 공약은 이 사회 청년들에게 희망을 담은 내용이었다.

심상정 의원은 청년사회상속제에 대해 상속·증여세로 거둔 재정을 만20세 청년에게 균등하게 1천만 원씩 배분하겠다는 공약을 했었다. 상속·증여세는 5조4000억 원(올해 기준)으로 청년 1명당 1천만 원씩 배분 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약 모든 청년에게 1천만 원의 초기자금이 생긴다면 어떨까?

어떤 이는 그 돈으로 세계여행을 하며 경험을 쌓을 것이다. 다른 이는 자립한 주거지의 보증금에 사용할 것이다. 또 대학등록금이나 생활비에 보태거나, 취직한 청년은 비상금으로 예치하고 천만 원부터 돈을 모으기 시작할 것이다.

필자에게 진즉 천만 원이 있었다면 더 전문적인 공부를 많이 했을 거다. 어릴 적부터 학문에 욕심은 있으나 열심히 부족한 탓에 언제나 지식을 앙망하고 산다. 아카데미 교육뿐만 아니라 관심 있는 지식을 책이든, 사람에게든 더 많이 접하는 여유가 있었을 거다.

현재 천만 원이 생긴다면 이 회사에 투자할 거다. 물론 회사 초기비용치고도 천만 원은 적은 액수다. 그런데 자본주의 세상에 돈이 돈을 부른다고, 자본이 이윤과 직결되는 부분을 무시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초기지원금 천만 원은 돈 이상의 가치를 발휘한다.

시작하는 청년에게 천만 원은 곧 희망이다. 하고 싶은 경험을,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 갖고 싶었던 소중한 무언가를 사고, 하고 싶었던 가치를 실천하는 게 가능하다는 희망이다.

그리고 보탬이다. 학자금 대출로 빚이 생긴 채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것, 자립지원금을 부모에게서 얻을 수 없는 상황, 창업 아이디어가 자본 문제로 덮어지는 것, 땡전 한 푼 없이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성인이 된 상황, 모두 현실에서는 개인의 몫이다. 이 압박 속에서 천만 원이든 얼마든 보탬이 있다면 시작부터 절망하지 않을 것이다.

많은 청년이 내 집 마련을 포기한다. 결혼, 출산, 연애 등 인류 번성의 본능을 희망 없는 현실 앞에 박탈당한다. 번성과 의식주의 본능마저 포기하게 되는 암담한 현실에 청년이 내몰려있다. 기초적인 본능마저 희망이 없다면, 살아갈 의미는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우리나라 자살률은 세계 1위다. 특히 젊은층(10~39세)의 사망 원인 1위는 고의적 자살로 집중(2012, 통계청)돼 있다. 시작부터 희망 없이 절망의 연속을 맞으며 삶을 헤어나가야 하는 청년은 너무나도 많다. 이 슬픈 현실을 계속 개인의 몫으로 내버려 둬야 하는가.

청년에게 지원금 등 희망의 길을 여는 것은 생명과 연결되고 생산과도 연결된다. 희망찬 청년은 여윳돈으로 생활의 질을 높이려 사용할 것이고, 자기 계발이나 벤처 창업도 시도할 수 있다. 그런 비용은 경제 활성화에 연결된다. 또 낙망한 채 세상을 등지지 않고, 질 높은 하루하루가 쌓여 삶이 될 것이다. 그렇게 청년은 건강한 시민으로서 가장이 되거나 장년이 되어 갈 것이다.

우선 사람은 살고 봐야 한다. 오늘 쌀밥 먹고 내일은 보리밥 먹는 문제보다 내일 보리밥을 먹을 수 없다는 낙망이 더 위태로운 법이다. 내일 쌀밥을 먹을 수 있다는 ‘희망’이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이다.

현재 시행되는 청년 정책들이 있지만, 피부에 와 닿는 조건으로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청년 정책에 해당 대상이 더 많아져야 하고, 현실적인 보탬이 되어야 하고, 청년의 정신을 살리는 희망이 되어야 한다.

국민의 간절한 소망과 염원을 잊지 않겠다는 것, 국민이 이기는 나라, 상식이 통하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 약속에서 바라본다. 청년이 소망이 이루어지는 나라. 청년이 도태되지 않고 이기는 나라. 청년이 꿈을 꾸고 희망찬 모습이 상식인 나라로, 살만한 나라로 되길 바라며. ‘사람은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다. 내일의 희망으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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