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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리버럴 칼럼] 수원·오산 주민참여예산의 차이, 양보다 질이다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수원시와 오산시의 주민참여예산위원을 경험하면서, 또 그전부터 주민참여에 대해 취재하면서 지자체의 주민참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관찰해왔다.

 

현재 수원시와 오산시는 「지방재정법」 제39조, 시행령 제46조와 각 시의 조례에 근거해 2011년과 2012년부터 주민참여예산제를 설치해 실행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란, 지방 자치 단체가 행사해 왔던 예산 편성권을 그 지역의 주민들이 함께 행사하는 주민참여 제도이다. 예산 편성 과정에 주민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예산 편성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주민참여예산제는 해외에서 특히 더 풀뿌리민주주의의 역할로써 오래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광주광역시 북구에서 처음 도입했다.

 

 

수원시 주민참여예산의 변화

 

수원시의 경우 올해부터 운영방식이 크게 변화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시 예산안에서 주민참여예산위원회의 48억여 원 중 41억 원가량을 삭감하면서 6억 가량의 예산만 남겨졌기 때문이다.

 

이에 수원은 주민참여예산제 운용을 위한 신속한 정비와 조정이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주민참여 방식을 채택해 도입하고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과 주민자치회 활성화 사업이 일원화됐다. 기존에 주민참여예산 홈페이지, 새빛톡톡 등 플랫폼에서 주민들의 사업 제안을 수렴해 발굴한 사업 예산을 선정하는 기능을 했으나, 올해부터 이와 함께 주민자치회의 주민총회에서 나온 안건을 주민참여예산으로 사업화할 수 있는 주민자치 일원화 시스템으로 변화됐다.

 

또한 지난해까지 정원 60명(실제 선정 위원 43명)이었던 위원회 규모를 올해 정원 30명(現 29명)으로 대폭 축소했다. 조직구조에서도 일반행정, 문화복지, 건설개발, 도시환경 4개의 분과와 수원시, 장안구, 팔달구, 권선구, 영통구로 분류했던 지역구도 삭제했다.

 

이 밖에도 주민참여예산제 주무 부서를 ‘예산재정과’에서 현재 ‘마을자치과’로 변경하면서 마을만들기, 주민자치활성화사업 등 주민참여의 모든 사업을 일원화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

 

 

오산시 주민참여예산

 

오산 주민참여예산위원회는 현재 기준 40명으로 구성돼 있고 부문별 분과도 존재한다. 인구의 수원시에 비해 위원회 규모는 크나, 24만여 명이 사는 오산은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지역구가 별도로 없다.

 

또한 지난해 기준 주민참여예산 공모 접수 33건 중 5건이 반영될 만큼, 사업 규모도 비교적 작다.

 

중요한 건, 수원시는 주민참여예산의 예산안이 의회에서 별도로 편성되어 오직 주민자치를 위한 예산이 존재하는 반면, 오산시는 주민참여예산위원회에 걸쳐 선정된 사업은 사업 성격에 따라 관련 부서의 예산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 같은 차이점은 사업 예산 반영의 자율성과 적극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수원시는 주민참여예산 선정 사업에 대한 집행에 있어 타 부서와의 갈등 없이 자율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반면 오산시는 독립적인 예산이 없으므로, 모든 사업에서 타 부서와의 관계 등 다양한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올해 가용 되는 예산만 비교해도 큰 차이를 알 수 있다. 2024년 수원시의 경우 편성 예산 6억 3천5백8십9만 원. 오산은 총 3개의 사업을 진행하면서 4천5백만 원을 사용한다.

 

두 주민참여예산 운용 예산 등을 분석해 볼 때, 수원도 오산도 비교적 큰 사업을 적극적으로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수원의 경우 주민총회를 비롯해 예산을 제안하는 플랫폼은 많아졌고, 사업당 예산의 한계가 5천만 원으로 정해져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는 최대 사업비 수준으로 사업한다는 가정에서 6~7개가량의 사업만 할 수 있다. 그리고 오산의 경우 독립적 예산 자체가 없다.

 

수원시 주민참여예산은 한차례 엄청난 예산 절감과 운영방식 변화를 겪으면서 위원회 구성도 축소되고, 예산의 재량권마저 주민참여의 모든 부문에서의 예산을 주는 역할로 변화했다. 그러나 별도의 ‘주민참여예산제의 예산’이 존재하므로, 오산시와 같은 타 부서와의 관계 등으로 인한 경우의 수나 변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다.

 

위와 같은 내용을 통해 수원시는 주민참여예산 사업 제안 플랫폼이 여러 가지인 것을 감안하면 크지 않은 예산으로 운용되고, 오산시는 독립적 예산 없이 사업 성격에 따른 타 부서를 통해 예산 집행이 가능하다. 이 모든 체계는 주민참여예산 사업이 규모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율성이 타격을 받거나 아주 제한적일 수 있다.

 

수원은 주민참여예산의 영역이 확대된 만큼, 예산도 증가돼야 더 적극적인 주민참여예산 활동과 주민참여의 모든 사업이 활성화되며 주민자치가 꽃 필 수 있을 것이다.

 

지자체라면 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주민참여예산제의 변화와 형편에 맞고, 독립적인 예산을 의회에 요구해야 하고, 의회도 같은 방향이라면 예산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참여예산이 무조건 큰 예산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일례로, 수원의 경우 파장동 일대에 화재 대응을 위한 ‘주민이 지키는 우리동네 미니소방서’를 설치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6월 실제로 파장동의 한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설치된 미니소방서 소화기 등을 사용해 초기 진압한 사례도 있다.

 

이처럼 주민참여예산은 대규모의 사업보다는 주민의 일상에 크고 작은 다양한 편의를 위해 지속가능한 사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같은 제도임에도 지자체 간의 운영되는 문화적 차이와 특히 예산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모든 예산의 방식이나 규모에 따라 사업의 존폐 등 다양한 면에 직결된다. 아직은 주민자치가 더 선진화된 곳보다 부진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지자체에서 주민참여 활성화를 위해 제도의 시행착오 등을 겪는다. 이는 더 발전해가는 과정이라 기대하며, 지역사회의 더 활성화된 주민참여 활동으로 시민의 일상이 긍정적으로 변화해 가는지, 관찰할 필요성이 있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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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리 기자

리버럴미디어를 창간하고 대표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취재 활동하겠습니다. 온 세상이 흰 눈에 쌓여 가려져도 소나무의 푸른 본질처럼 진실을 잃지 않는 기사로 독야청청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