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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리버럴 칼럼] 경기교육 학교폭력 감수성... 학폭은 갈등과 싸움이 아니다

임태희 교육감 강의 중 “학교폭력은 화합이 안 되고 갈등이 생기면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는 승자 없는 싸움이 될 수 있다”
경기교육 학교폭력 감수성 의구심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학교폭력이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1항에 따라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폭력, 폭행, 감금, 협박, 약취, 왕따, 명예 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 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학교폭력이라는 말부터, 그리고 법률에 따른 내용은 경중을 떠나 꽤 가학적인 느낌이 든다.

 

지난 학창 시절에는 교내 등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교는 사건을 축소, 은폐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물론 모든 학교가 그러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때만 해도 ‘학생끼리 앙금을 풀고 화해할 수 있다, 혹은 가해자에게 특정 조치가 취해졌으니 해결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렇다. 그때도 학교폭력 단속기간 등 형식적인 정책은 있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폭력을 그리 중한 일로 여기지 않았다. 아니, 중해도 중하지 않은 일이 되어야 했다.

 

그런데 세상이 많이 바뀌지 않았는가. 이러한 과거 교육의 행태가 얼마나 폭력적이고 무지했다는 것에 보편적으로 동의한다.

 

“학교폭력에 화합, 갈등, 싸움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면?”

 

“학교폭력은 화합이 안 되고 갈등이 생기면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는 승자 없는 싸움이 될 수 있다”며 “학교에서 선생님, 학생, 학부모 교육 당사자가 상호존중하고 협조해 교육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경기 교육정책 특강과 변호사와 알아보는 학교폭력 예방 및 대처법 강의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임태희 교육감의 강의는 지난 20일 오산아이드림센터에서 경기도교육청평생학습관과 오산시가 합동으로 공감 교류 일환의 ‘오산시 학부모 딱 좋은 만남’이 학부모 100여 명이 참석한 프로그램에서 진행됐다.

 

학교폭력에서 갈등이란 표현은 자칫 상대적으로 경중에서 가벼운 느낌을 시사될 수 있다. 그리고 ‘싸움’이라는 표현은 현실적이지 않다. 대부분 학교폭력은 일방적이지, 상방의 정당한 1:1 대결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기교육 학교폭력 감수성?

 

경기교육에서 마주하는 학교폭력 감수성은 교육감만의 이번 발언만이 아니다. 도교육청은 ‘마음공유 화해중재단’이라는 제도로 학교폭력, 학생 인권 침해, 교육활동 침해 등 갈등 사안을 조정·중재하는 학교 내 조직을 지원한다. 이전에는 외부 위원 중심으로만 운영됐다가 최근 학교 구성원이 직접 참여해 갈등 당사자 간 관계 회복을 이끄는 정책으로 더해졌다.

 

정책 이름부터 ‘화해중재단’이다. 누군가에게는 화해, 중재라는 단어 자체가 2차적인 피해일 수 있다.

 

그리고 외부 위원 구성으로 운영됐다가 교내 구성원이 직접 참여하는 방향으로 변경된 것도 의아스럽다. 객관성 훼손과 사건 축소의 가능성 때문이다.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지난 9월 16일 교육부의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모든 학교급에서 언어폭력 비중이 가장 높다.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언어폭력, 집단따돌림, 사이버폭력, 성폭력 증가한다. 반면 신체 폭력, 강요, 금품갈취는 감소한다.

 

이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교묘하고 잔인한 폭력 비중이 높아진다는 걸 알 수 있다. 폭력 가해에 대해 계획을 짜는 등 생각이 필요하고, 공연한 모욕과 수치가 가해지는 폭력 유형이 높다는 거다.

 

이러한 세태에 경기교육의 학교폭력 감수성은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 보편적 가치와 감수성, 그리고 효과적인 교정, 치유를 위해서 경기교육은 언제까지 옛날 옛적 그 사고방식에 머물고 있을 것인가.

 

우리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과거 학교뿐만 아니라 사회의 전반에 다양한 폭력적 사고방식이 존재했다. 그런데 현재도 경기교육이나 누군가는 현대의 가치보다 유구한 사고방식을 유지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현 세태는 인터넷 등 네트워크 발달로 더 잔인하고 비참하게 한 사람의 인생을 난도질하는 것이 쉽게 가능해졌다. 그리고 여럿이서, 공연되는 폭력은 죄책감 또한 가벼워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이날 행사에서 학교폭력 피해·가해학생 모두에게 대처하는 방법 등의 내용도 다뤘다. 당연히 피해학생에 맞는, 가해학생에 맞는 대처가 중요하다. 성장하는 시기이기에 나쁜 영향이 크게 미쳐 나중에도 문제가 되지 않도록 예방하고, 치유하고, 처우해야 한다.

 

상처는 상처대로, 교정은 교정대로 각자의 방식이 있다. 각각 맞는 방법으로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하게끔 돕는 것이다. 지금 경기교육은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그리고 가치중심적인 학교폭력 감수성으로 우리 아이들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종종 비즈니스 등과 같은 이해관계에서 ‘표면적 합의’는 흔하다. 그러나 인간적 관계는 그러한 합력이 불가하다. 그저 같은 성질끼리 협력만이 있을 뿐이다.

 

합의는 서로 의견이 일치하는 것이다. 사건의 진행 방식, 종결 등 표면적인 구조에서나 다루는 일이다. 치유가 필요한 이가 어찌 교정이 필요한 이와 일치한 처우를 진행할 수 있을까?

 

그 누구든 각자 맞는 방법으로 나아지고, 변화하고, 건강하게 이 사회를 살아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감수성으로 학교폭력 대응 구조를 만들어 주고 싶다. 지금의 어린이·청소년에게. 그리고 과거의 상처가 나아지지 않는 사람과 나에게도.  지금도, 과거에도 만들어 주고 싶다. 그러나 미래만을 갈 수 있다. 경기교육의 미래가 이 바람과 같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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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리 기자

리버럴미디어를 창간하고 대표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힘으로 취재 활동하겠습니다. 온 세상이 흰 눈에 쌓여 가려져도 소나무의 푸른 본질처럼 진실을 잃지 않는 기사로 독야청청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