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선 경기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연결이 아니라, 한 사람의 마음을 끝까지 들어주는 경험인지도 모른다.” 지난 1회차 칼럼은 이런 문장으로 끝을 맺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촘촘하게 연결된 시대를 살아간다. 메시지는 실시간으로 도착하고, 누군가의 일상은 손가락 한 번의 움직임으로 펼쳐진다. 그런데도 많은 청소년은 “아무도 내 마음을 모른다”고 말한다. 연결의 수는 늘었지만, 마음이 안전하게 머물 자리는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짜 연결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외롭고 고립된 마음이 다른 이의 마음에 무사히 닿도록 돕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에게는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보이지 않는 장치가 있다. 그것이 바로 공감과 경청이라는 마음의 인터페이스다. 인터페이스란 서로 다른 두 존재가 만나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접점이다. 고립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공감과 경청은 서로 다른 마음을 안전하게 이어주는 통로가 된다. 조급함이 닫아버린 마음의 문 딸이 중학생이었을 때 학교생활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조급한 마음에 답을 내놓기 바빴다.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지 마.”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8일 “이제 교육청은 누구나 출입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라는 취지로 도교육청 남부청사 스피드게이트 전면 철거를 결정했다. 그간 가장 폐쇄적으로 운영됐던 교육청이 이번 민선에서는 도민과 교육 가족 누구나 오갈 수 있는 개방형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안민석 교육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교육청사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추진과 교육감실또한 개방형으로 문턱을 낮춘다고 밝혔다. 안 교육감은 보안을 이유로 교육청사를 철옹성으로 구축한 것은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1층과 2층이 연결된 브리핑스탠드 구역을 열린 기자실로 개방한다. 일부 기자들만 출입하며 폐쇄적으로 막혀있던 기자실에서 모든 기자가 사용할 수 있는 오픈된 공간을 기자실로 사용한다는 것. 그러나 아직 기존부터 일부 기자들만 출입하던 기자실을 유지할지, 폐쇄하고 오픈 기자실로 통합할지에 대한 답은 없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논의나 결정 사항은 없고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민선에서 가장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경기도교육청. 도민은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정상’이라는 하나의 기준만을 배워왔다. 그 기준에서 벗어나면 결함이라 불렀고, 뒤처졌다고 생각했으며, 때로는 살아갈 이유마저 잃었다. 정상이라는 기준은 누구의 기준일까? 우리는 어려서부터 정상이라는 기준을 배운다. 평균에서 벗어나면 뒤처진 사람, 남들과 다르면 결함, 실패하면 부족한 사람, 그런데 과연 정상은 절대적인 것일까? 그것은 정말 결함일까. 아니면 우리가 아직 이해하지 못한 또 다른 존재 방식은 아닐까. 여기서 김초엽의 ‘방금 떠나온 세계’를 소개한다. 김초엽 소설 속 다양한 존재들은 인간 사회가 말하는 ‘정상’에서 벗어나 있다. 하지만 작가는 그것을 실패라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결함은 틀린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존재 방식일 수 있다고 질문한다. 예컨대, ‘사랑과 이해는 같지 않다’라거나, 김초엽은 ‘정상성’에 정면으로 반대되는 말을 한다. ‘결함은 오류가 아니라 다른 존재 방식이다’라는 굉장히 현대적인 생명존중 메세지를 던진다. 마음은 고장 난 기계가 아니라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피어나는 생명이다 이는 결핍을 극복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결핍을 가진 채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 차이는 엄청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자신이 무엇을 위해 노래하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수백만 명과 연결되어 있었지만 정작 삶의 의미와는 연결되지 못한 것이다. 그때 그를 일으킨 것은 새로운 기술이나 외부의 낯선 것이 아니었다. 오빠 이찬혁의 끈질긴 관심,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 선배들, 그리고 기다려 준 사람들의 존재였다. 그렇다면 왜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지는 것처럼 보일까. 사실 대개 마음은 갑자기 고장 나지 않는다. 컴퓨터가 오류를 일으키기 전 오랫동안 로그기록이 쌓이듯, 우리 마음에도 자신만의 로그기록이 존재한다. 내 마음의 로그기록 로그기록이란, 원래 컴퓨터가 남기는 활동 기록이다. 누가 언제 무엇을 했는지, 어떤 오류가 발생했는지 기록하는 일종의 데이터베이스로 컴퓨터의 일기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 마음에도 자신만의 로그기록이 쌓인다. 어린 시절의 경험, 관계 속에서 받은 상처, 칭찬과 인정의 기억, 실패와 좌절, 반복적으로 들었던 말들까지 모두 마음의 로그기록으로 저장된다. 때때로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사랑받기 위해 잘해야 한다’, ‘실수하면 안 된다’, ‘나는 부족한 사람이다’ 등 이러한 신념도 로그에 저장된 데이터이다. 내가 과거에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우리는 흔히 혼자 있는 상태를 모두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홀로 있음’에는 분명히 다른 두 얼굴이 있다. 하나는 외로움이고, 다른 하나는 고독이다. 외로움은 원하지 않았지만 혼자가 된 상태라면, 고독은 스스로 선택한 홀로 있음이다. 이 차이는 매우 중요하다. 고독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내가 타인의 시선과 반응에 끌려다니지 않고, 스스로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적 주체로 기능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AI시대는 우리를 끊임없이 연결한다. SNS 알림은 멈추지 않고, 알고리즘은 우리의 관심을 붙잡아 두며, 외로운 순간마다 누군가의 반응을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만든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연결의 밀도만큼 마음의 충만함이 커지는 것은 아니다. 좋아요 숫자가 나의 존재 가치를 보증해 주지 않고, 화려한 피드가 삶의 안정감을 대신해 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연결이 아니라, 건강한 고독의 회복일지도 모른다. 고독은 불완전한 자신과 만나는 시간 건강한 고독은 단순히 혼자 있는 시간이 아니다. 그 시간은 상처받은 나를 마주하는 시간이고, 초라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간이다. 우리는 평소 바쁘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통신(通信). 통할 통(通), 믿을 신(信). 우리는 오래전부터 ‘서로 통한다고 믿는 일’을 소통이라 불러왔다. 그러나 지금의 시대는 어떤가. 하루에도 수백 개의 메시지가 오가고, 알고리즘은 우리의 취향과 감정까지 분석하며, AI는 인간보다 더 빠르게 대답한다. 그럼에도 많은 청소년들은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 한다”고 말한다. 초연결 사회는 왜 가장 깊은 외로움을 만들어 냈을까? 오늘날 청소년들은 혼자인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되는 상태 속에 놓여 있다. 외로움은 관계의 부재가 아니라 ‘나는 누구에게도 충분하지 못하다’는 감각에서 시작된다. 과거의 외로움은 “물리적 단절”이 결정적이었다. 먼 거리를 걸어서, 혹은 버스 등을 타고 학교에 나와야 직접 닿을 수 있었다. 만남을 약속하고, 장소에 함께 도착해야만 관계를 맺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 속에서 약속을 기다리는 기대와 소중함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가 연결된 세상에 살고 있다. 현시대는 SNS·알고리즘·AI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모두가 모든 게 연결된 세상에서 살지만,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보이고 싶은 것만 보인다. 정작 자신 내면의 이야기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어느덧 리버럴미디어 창간 만 9년을 맞이했다. 십 년가량의 시간은 지금 와서 보니 차곡차곡 느리지 않게, 어쩌면 코로나 전염병 시기를 거치며 빠르게 단축되어 지나왔다. 십 년가량 언론사, 기자라는 직업을 하다 보니, 이제 시간을 채우는 건 그리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오래된 언론사인지, 기자인지 따지다 보면 그간 무엇을 얼마나 써내려 왔는가에 대한 계산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 계산은 솔직히 만족스러울 수 없다. 훌륭하고, 치열하게 이 시간까지 달려왔다고 양심껏 외칠 수 없다. 알면서 모른 척, 더 파고들어야 하는 데 그만둔 적, 하려다가 삭힌 적 없지 않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살기 위한 비겁한 선택을 가난한 마음으로 한 적 있다. 세상사라는 게 눈도 감고, 귀도 닫고, 포기도 하고, 한계를 맛 보고 그런 것이면서도, 다른 누군가는 흐름이나 안정에 정처 하지 않는다. 불편한 목소리를 내고, 아픈 걸음을 걷는다. 아픈 길에 고통스러워서 다른 길로 돌아간 게 옹졸하고 비겁한 것만은 아니지만, 열정을 내고 담대할 수 있는 총량이 부족해서 아픈 길을 외면한 적 있음을 고백한다. 리버럴, 미디어의 뜻 나아지는
[리버럴미디어=공소리 기자]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에서 가장 대중의 관심이 쏠리는 선거와 가장 주어진 정보가 부족한 선거는 경기도지사와 경기도교육감이다. 둘 다 경기도라는 광역 규모지만, 정치행정과 교육행정이라는 큰 차이가 있다. 우선 도지사는 정당이 있고, 유명한 정치인 출신들이 후보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대중의 관심과 정보가 많은 선거이다. 그러나 교육감은 ‘정당’이 없다. 그래서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으로 크게 나뉘는데, 이번 경기도 교육감 선거를 들여다보면 보수진영은 현직인 임태희 교육감과 이해문 전 경기도의회 의원이 나왔지만, 임 교육감이 압도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렇다면 진보진영은 어떨까. 보수진영에 비해 꽤 시끄럽고, 박빙의 대결을 펼치고 있다. 민주진보 단일화에 나선 후보만 박효진, 성기선, 안민석, 유은혜 4명이다. 민주진보 단일화 후보들을 비교하면 꽤 다양성이 돋보인다. 그중 특이한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보면 먼 뒤에서 달리다가 갑자기 속도를 내기 시작한 박효진 경기교육감 예비후보다. 가장 최근인 지난 5일 프레시안에 따르면, 진보 진영의 경기교육감 단일후보로 적합한 인물로 박 후보가 12.7%를 기록
[리버럴미디어=박효진 칼럼니스트] 최근 논란이 된 경기도교육청의 하이러닝 홍보 영상은 현 교육 정책이 교사를 어떻게 바라 보고 있는지 그 시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많은 교원 단체들이 비판 성명을 내고 경기도교육청 사이트에서 해당 영상이 삭제된 것을 보면, 과연 논란의 여지가 큰 영상이다. 이 홍보 영상을 만든 제작업체 대표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과의 친분을 이리저리 과시한 그간의 행보를 고려한다면 이는 단순히 제작 업체의 실수로 치부할 수 없다. 당장 경기도 교육감부터 그 교사 비호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영상 속 AI 교사는 인간 교사가 학생에게 하는 말들을 빈말이라 일축하거나 거짓말이라고 고해 버린다. 이는 교사의 수업을 지식 전달과 채점이라는 기계적인 과정의 일부로만 환원해 버리는 교육 철학의 부재를 의미한다. 또한 AI 교사로 인해 더욱 더 추락할 교권과 인간적인 유대감이 사라져버린 공교육 공동체의 붕괴도 내포한다. 교육은 단순한 정보의 입력과 출력이 아니며 교사는 단순히 지식 전달과 채점을 위한 존재가 아니다. 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 현장 속에는 수많은 관계의 변수들이 존재한다. 교사는 그 속에서 학생들과 인간적인 만남을 갖고 관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