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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칼럼] 텍스트 콘텐츠의 경제적 가치.


[리버럴미디어=오정민 칼럼니스트] 지난 20년간, 출판 기술의 진보는 텍스트를 대중에게 배포하는 비용을 거의 없애버렸습니다. 독자가 돈을 지불했던, 여러 형태의 출판물 대부분은 이제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칼럼니스트의 매력적인 이야기나, 기자가 전하는 소식을 읽기 위해 돈을 내야 했습니다.

웹이 있기 전에는 이러한 작품을 인쇄 매체에서만 읽을 수 있었습니다만, 이제 우리는 거의 모든 작품을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신문사와 출판사는 사람들이 그것을 읽기 위해 인쇄된 사본을 사야 했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지역 신문사와 출판사는 생존을 위해 투쟁합니다. 일부는 이러한 사건 중 일부를 예측했으나,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이 변화가 갑작스럽게 찾아온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예전의 방식을 고수하거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습니다.

오늘날 텍스트 콘텐츠의 경제적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텍스트 콘텐츠의 가격은 어떻게 책정되어야 할까요? 전통적인 모델은 노동을 중심으로 요금을 부과하는 것이고, 출판 분야에서는 페이지당 가격으로 책정되었습니다. 따라서 가격책정의 기본은 생산 라인의 각 구성원이 페이지 단위로 작업하는데 드는 비용이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이것은 인쇄 및 출판이 책이나 저널의 형태로 판매되기 때문에, 비용을 반영해서 가격을 책정하는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이었습니다. 페이지 형식의 전통적인 출판에서, 보다 유연한 콘텐츠 개발 및 디지털 제작 환경으로 전환함에 따라 제작된 작품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을 수량화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이 필요해졌습니다.

 


종이보다는 스크린을 통해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과거에는 콘텐츠를 소비했지만, 현대에 이르러서는 콘텐츠는 소모되었습니다. 온라인상의 콘텐츠는 무료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소비자는 소모자로 대체되고, 돈을 지불하고 콘텐츠를 구매하는 일이 자연스럽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적인 콘텐츠 생산자들은 어떻게든 수익을 거둬야 했습니다.

콘텐츠 생산이 취미인 사람은 새로운 세상이 반가웠지만, 그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세상과 인식은 생존을 위협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수익을 얻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전문적인 콘텐츠 제작가가 선택한, 가장 거부감이 적고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광고를 활용하는 것이었습니다.

 


Mix content with ads

오늘날 대부분의 텍스트 콘텐츠는 조회수에서 비롯된 경제적 가치를 갖습니다. 특히 스마트한 밀레니얼 세대에게 맞춘 제목은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조회수를 얻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과장되고 자극적인 제목을 노출시켜 사용자를 유입시키는 것이 중요해지고, 비난과 조롱이 담긴 클릭베이트(Clickbait)라는 단어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많은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것이 유리하고, 그것을 통해 많은 페이지뷰를 기록한다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그 결과로 너무 많은 콘텐츠가 생산되고 있으며, 콘텐츠의 가치는 하락하고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 신문과 같은 매체들은 마치 경마처럼, 속도를 가장 우선시해서 움직이는 행태마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디지털 콘텐츠의 이러한 수익모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야기의 유형과 품질에 따라 경제적 가치를 부여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뉴스 사이트나 앱에서 광고 공간은 주니어 에디터나 숙련된 작가, 편집자, 혹은 광고 콘텐츠라도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됩니다.

CPM(1,000회 노출 당 비용)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는 광고 모듈 게재 위치입니다. 홈페이지의 메인화면에 있는 광고는 사이트의 다른 곳에 있는 것보다 몇 배 더 비쌉니다. 화면 맨 위에 있는 것이 바닥에 있는 것보다 더 비쌉니다. 경제적 산출량은 콘텐츠의 분량, 깊이, 독창성 또는 저자와 큰 관련이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조회수를 얻기 위한 노력이 담긴 텍스트 콘텐츠를 비난할 수만은 없습니다. 그 목적이 어떠하던, 그 생산 주체가 기업(혹은 1인 기업)이라면 이윤추구는 당연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콘텐츠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좋은 콘텐츠가 많은 조회수를 기록할 수는 있지만, 조회수가 높은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가 아님은 분명합니다.

위에 말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방식은 많은 환영을 받으며 현재까지도 주요한 수익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돈 대신에 다른 것을 지불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직접 느끼는 가격은 제로입니다. 콘텐츠 생산자는 광고 효과에 따라서 광고주가 지급해주는 돈을 받기 때문에, 콘텐츠의 가격은 유동적이지만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점점 더 진화해서, 콘텐츠에 실제로 머무른 시간을 바탕으로 수익을 배분한다던가, 잠재고객의 개인 정보 혹은 참여를 바탕으로 타게팅해서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법 등이 생겨났습니다. 이 방법으로 책정된 텍스트 콘텐츠의 경제적 가치는 광고효과에 의해 정해집니다.

 


이러한 방식에 불만이 있는 독자들은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 사용자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웹페이지 내의 포함된 배너광고들이 사용자들에게 노출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광고의 효과는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텍스트 콘텐츠로 수익을 얻기 위한 새로운 방식이 필요해졌고, ‘브랜디드 콘텐츠’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브랜디드 콘텐츠는 광고를 디지털 콘텐츠 안에 포함시켜서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가 작동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콘텐츠 안에 자연스럽게 광고를 녹여내는 방식도 있고, 광고를 전면에 내세워 재미있는 콘텐츠로 표현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광고를 콘텐츠로써 재미있게 즐기는 소비자들도 있는 반면, 광고와 콘텐츠를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이 불편한 소비자들도 있습니다.

콘텐츠와 콘텐츠 생산자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이 방식 역시 소비자가 직접 지불하는 가격은 ‘0’원이라는 장점 때문에 시장이 생겨나고, 관련 산업들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콘텐츠가 이러한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 기반은 콘텐츠 생산자의 영향력과 광고효과에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가치는 유동적이지만, 돈을 벌 수 있습니다.

 


Content only

위의 방식과는 다르게, 콘텐츠를 판매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글을 읽는데 돈을 지불한다는 것에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만, 누군가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고, 과거에는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소비자에게 직접 텍스트 콘텐츠를 판매하는 일은 과거에서부터 이어져 온 방식이고, 여전히 납득할만한 방식입니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콘텐츠 사이에 광고를 게재해서 소비자가 콘텐츠를 구매하는 금액 일부를 광고주가 보조해주는 경우가 많았다면, 온라인에서는 광고에 대한 사람들의 피로감으로 인해 광고의 개입이 많이 줄었습니다. 온라인 신문 구독이나 e-book 구매와 같은 것들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디지털 콘텐츠 제공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특정 기간 동안 패키지 형태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구독형 모델이 있습니다. 방식 자체는 새롭지 않습니다만, 디지털 콘텐츠에 적용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콘텐츠 제공자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주고, 보다 독립적인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많은 시간 공들여서 생산한 독특하고, 깊이 있는 콘텐츠의 생산 원가를 구독료를 지불하는 소비자에게 전달합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콘텐츠 제공자에 대한 신뢰의 영향이 크며, 패키지 형태로 구매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텍스트 콘텐츠의 구독모델은 특유의 독립성과 안정성을 이유로 콘텐츠 생산자와 제공자에게 환영받고 있습니다.

소비자들도 오프라인에서 했던 콘텐츠 구매 경험을 온라인에서 다시 한 번 시도하려고 합니다. 이 경우, 텍스트 콘텐츠의 경제적 가치는 콘텐츠 제공자의 역량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생산비와 소비자 인식의 허용범위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해서 구독료가 책정됩니다.

전통적인 방식인, 직접 콘텐츠를 판매하는 방식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하지만 e-book으로 대표되는 텍스트 콘텐츠 판매방식은 웹의 탄생 이전만큼 선호되지는 않습니다. 종이에 인쇄되지 않아서 소장가치가 적다는 단점도 있습니다만, 이미 만연하게 퍼진 인식의 영향이 더 큽니다. 그래서 e-book은 종이책의 2차 창작물 정도로 분류되며, e-book 전용 출판 시장의 크기는 매우 작습니다.

콘텐츠를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을 소비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는 장점과, 제 3자에 의한 가격 결정의 가능성이 적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소비자가 돈을 지불해야한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돈을 주고 구매한다는 행위가 온라인 텍스트 콘텐츠 시장에서는 매우 힘든 일입니다. 콘텐츠 판매 모델의 경우, 경제적 가치를 정하는 주요한 요소로는 콘텐츠 생산 비용, 형태, 품질과 소비자에게 전하는 가치의 크기가 있습니다.

 


전통적인 콘텐츠 판매방식에서 조금 더 진화한, 개별 콘텐츠를 판매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 방식은 인터넷을 통해서 가능해졌으며,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방식입니다. 만화 한 회, 음악 한 곡 등을 개별로 구매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직까지 텍스트 콘텐츠에 적용되는 사례는 소설 분야에 국한되지만, 뉴스 기사나 비문학 장르의 글에도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독자들은 콘텐츠를 패키지로 구매해야만 했습니다. 개별 콘텐츠를 구매하는 것은 제조 및 유통비용으로 인해 양쪽 모두 선택하기 불가능한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웹을 통해 유통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깝도록 떨어지고, 개별 콘텐츠 단위로 제조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개별 콘텐츠로 판매하는 일이 어렵지 않게 되었습니다. 소액결제를 비롯한, 결제방식의 발전도 개별 콘텐츠 판매 방식이 가능하도록 도왔습니다. 이 방식의 경우에 각각의 콘텐츠의 유형과 품질에 따라서 경제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생산자와 구매자 모두 콘텐츠에 대한 위험부담이 적으며, 콘텐츠 생산의 독립성도 보장됩니다. 그렇지만 패키지 형태의 판매모델이나 구독모델에서 가지고 있는 ‘공적인 영역’에 관한 콘텐츠 생산을 독려한다는 장점은 옅어집니다.

 


디지털 콘텐츠의 부조리

현재 텍스트 콘텐츠는 생산 및 품질에 투자한 것에 대해 제대로 된 보상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텍스트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경제적 가치는 판매방식과 가격책정 방식에 따라 현저하게 달라집니다.

신발이나 자동차와 같은 것들과는 다르게, 생산비용을 소비자에게 청구할 수 없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해방이 콘텐츠 생산자의 저변을 확대했지만, 반대로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유통 단계에서 너무 많은 외부요소가 복잡하게 개입되어 있어서, 소비자는 자신이 지불하는 비용이 얼마인지 계산조차 할 수 없습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미디어(소셜 네트워킹 서비스가 아니라)들을 아무 대가 없이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디지털 콘텐츠의 이러한 부조리는 디지털 콘텐츠의 원죄가 아니며, 사람들이 만든 문화입니다. 잘못된 문화라면, 그것을 인식하고 해결해야 합니다.

기술의 발전이 글쓰기를 쉽게 만들지는 않습니다. 디지털 콘텐츠, 특히나 텍스트 콘텐츠의 가치는 제로가 아닙니다.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노력이 있으며, 이것은 제대로 산출되고 책정되어야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첫 번째 단계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당신이 인터넷을 통해 발행한, 혹은 읽은 텍스트 콘텐츠의 경제적 가치는 얼마입니까?



프로필
오정민
octocolumn Founder / CEO
https://www.octocolumn.com